2017년 8월 12일 토요일

An Astronaut's Guide to Life on Earth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회사 동료가 추천해 줘서 읽기 시작한 책.
우주인을 꿈꿨고 한국인 최초 우주인에 도전도 했던 나로서는 정말 필독서였다.

제목에서도 나와 있듯이 우주에서의 경험을 통해 지구 생활을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그래도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저자의 경험이 나로서는 정말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 전투기 훈련비행을 하는 도중 고글 안에 벌이 들어온 에피소드는 한 때 조종사를 생각했던 내가 절대 할 수 없었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줬다. 전투기 여러 대가 나란히 비행을 하는 훈련이라 한 치의 오차로 참사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벌을 무시하고 비행을 한다는 건, 나에게는 불가능이니.

실제로 space mission에 투입되기까지 수년의 훈련을 거치고 마지막 순간까지 비행이 보장되지 않는 등,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우주 비행사의 숨은 노력이 나를 겸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훈련과 비행의 경험에서 나오는 교훈과 깨달음은 정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우주정거장에서의 에피소드를 곁들여 재밌게 읽을 수 있다.



[2017 EDINBURGH] 밀리터리 타투 공연

초등학교 때 온 가족이 보러 갔던 에딘버러 밀리터리 타투
20여년이 지나 다시 보러 왔다.

그때도 정말 재밌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에도 너무 좋았다.
중간에 비가 와서 오들오들 떨었던 것만 빼면 (너무 추워서 진짜 그냥 숙소로 돌아가버릴까 진지하게 고민)

에딘버러 캐슬 올라가는 길



저녁 9시 시작인데 아직 밝다.




공연하면서 계속 진행자가 스코틀랜드의 역사를 얘기해줘서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스토리가 있는 게 좋았다. 어렸을 땐 전혀 안 들렸을 듯.




중간에 불꽃놀이도 하고



마지막에 bagpipe 연주가 압권..


[2017 LONDON] Regents Park

런던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리젠트 파크
이번 여행에서 거의 매일 방문



여긴 Baker Street 역 쪽 Boating Lake
비둘기와 오리와 가끔 백조 같은 애들도 많이 보인다



여기는 The Broad Walk
Regent's Park 중에서 Regent's Park 역에 가까운 쪽이다.




바로 옆에 있는 English Gardens



벤치에 앉아 책 한 권과 함께 하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음 



벤치로 놀러 와준 다람쥐
날씨가 너무 좋아 한참 앉아 있었다.

[2017 LONDON] 런던 카페 Kaffeine

내가 런던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페 Kaffeine




Toasted Banana Bread와 Flat White 한 잔



이렇게 카운터가 보이는 벤치 자리에 앉아 책 읽으며 평화로운 아침




화장실에는 Aesop 핸드워시와 핸드로션까지 완벽하다.

2017년 1월 30일 월요일

What Alice Forgot



주인공 Alice는 2008년 어느날 헬스장에서 GX를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서 머리를 다쳐 10년의 기억을 잃는다. 깨어난 Alice는 현재가 1998년이라고 생각한다. Alice의 기억으로는 사랑하는 남편 Nick과 첫 아이의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의 Alice는 이미 세 아이의 엄마이며 Nick과는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
Nick은 크게 성공해서 바쁜 비즈니스맨이 되었고 Alice는 이전에 덤벙대고 수줍던 모습에서 벗어나 학부모 모임을 주도하고 계획적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가장 친한 친구와는 멀어지고 항상 의지했던 언니와도 서먹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내가 지난 10년의 기억을 잃는다면? 10년 전의 나는 지금의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2007년 1월의 나는 통역대학원을 막 졸업하고 아직 사회에 나오지 않았을 때다. 직장인 10년차가 된 나를 보면 어떤 기분일까? 항상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주말은 약속으로 가득했던 내가 시간이 있으면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나를 보며 뭐라고 생각할까? 지난 10년 간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내가 잃은 것은 무엇일까?


2017년 1월 8일 일요일

When Breath Becomes Air (숨결이 바람 될 때)



오랜만에 너무 좋은 책을 읽어서 몇 년간 들어와보지 않은 내 블로그에 입장.

작가 폴 칼라니티(Paul Kalanithi)는 서른여섯에 신경외과 전공의가 되기 직전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2년의 생각을 이 책에 담았다. 

서른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말기암 선고를 받은 것, 오랜 의대와 병원 생활을 마치고 드디어 전공의가 되는 시점에 진단을 받았다는 것, 이 사람의 삶이 안타까울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불쌍하다, 안됐다는 생각이 들게끔 글을 쓰지 않았다.

폴은 당시에 알지 못했겠지만, 진단 후 2년을 살았고 그 2년을 그 누구보다 알차고 보람되게 살았다는 게 책에 여실히 드러난다. 

무엇보다 내가 감탄하고 또 부러워한 점은 체력이 다해 더 이상 육체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까지 수술을 계속했다는 것. 나에게 앞으로 단 2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할까?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다. 당장 내일부터 회사에 나가지 않겠지. 그런데 작가는 타의로 그만둘 때까지 하던 일을 계속 했고, 그 말은 이미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었다는 걸 말해준다. 

나는 그럼 어떤 일을 하고 싶은 걸까?
나에게 2년이 주어지면, 난 그 2년을 어떻게 보낼까?

평소에 하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았는데.. 뉴질랜드 일주, 런던에서 1년 살기, 대형면허 따기, 경비행기 조종, 우주여행... 하지만 2년 뒤 죽는다면? 이런 걸 하며 시간을 보낼 것 같지가 않았다.

우리는 모두 곧 죽지 않을 거라고 가정하고 살기에, 상당 부분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산다. 집을 사기 위해 사고 싶은 옷을 안 산다거나, 건강을 위해 먹고 싶은 케익을 안 먹는다거나, 내 커리어를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한다거나..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죽는다면?
그렇다고 당장 죽을 사람처럼 오로지 현재에만 치중한다면 미래가 오히려 불행할 수 있다.
결국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겠지.

이 책을 읽은지 몇 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고민을 한다.

우선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 2년이 남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여전히 손을 놓지 않을 일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언젠간 해야지 하고 미뤄왔던 일들을 1년에 한 개씩이라도 하자고 결심했다.